2020 SEASHORE COLLECTION

일상을 그저 충실히 보냈을 뿐인데 행복이 부족한 것 같아 열이 나고 시간의 흘러감이 온몸으로 느껴져 몸살이 날 것만 같을 때가 있다. 힘껏 안겨있고 싶은 그런 날에 여지없이 생각나는 것은 집에서 엎어지면 닿을 거리에 있던 나의 오랜 친구, '바닷가'. ​ 너는 늘 가까이에서 나보다도 나를 더 오래 바라보아왔다 말하겠다. 그런 너를 나 또한 단순히 봄-여름-가을-겨울의 모습이 아닌 ​ 새벽-아침-낮-밤 바뀌는 물빛과 하늘의 색감 유독 맑은 날-흐린 날-바람 부는 날-비 오는 날 해변가 모래가 유독 많이 혹은 적게 쓸려 간 날-모래사장 가득 발자국과 아이들이 파놓은 구덩이로 어지러운 날-인적이 드물어 깨끗한 모래사장 위로 물 자국 만이 가득한 날- 과 같이 여러 모습으로 기억한다. ​ 널 다시 찾을 때면 늘 반갑고도 위로 받고 싶어 조개 껍질을 주워보지만, 주워도 주워도 아쉽고 부족한 이 마음은 대신, 파도 소리와 바다 내음으로 나머지를 가득 채워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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